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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칼럼

이스탄불의 기적, 캄프 누의 기적.. UEFA 챔피언스리그 역대급 역전승 경기 TOP 7

by 나초미쵸 2020. 4. 16.

TOP 8

PSG 1 - 3 맨체스터 UTD(합계 3 - 3) 2019

 

2018/19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파리에게 2-0 완패를 당했습니다.

 

PSG는 카바니와 네이마르의 부상으로 전력 상에서 흠이 발생했지만 그 공백을 음바페가 잘 메워줬습니다. 반면 맨유는 포그바의 후반 경고 누적 퇴장으로 2차전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러나 마커스 래쉬포드와 로멜루 루카쿠 듀오가 판도를 뒤흔들었습니다. 루카쿠는 경기 시작 2분 만에 골 맛을 봐 추격의 불씨를 피웠습니다. 그런데 10분 뒤 베르나트가 경기의 균형을 맞추면서 맨유가 끌려가는 듯했으나 다시 한번 루카쿠가 골 망을 흔들면서 전반전을 2-1로 마쳤습니다.

 

경기 89분, 교체 투입된 디에고 달롯의 중거리 슈팅이 킴펨베의 오른팔에 맞아 페널티킥이 선언되었습니다. 긴장된 순간 이를 래쉬포드가 성공시켜 합계 스코어 3 - 3 동정을 만들었습니다. 경기는 그대로 종료. 맨유는 원정 다득점 원칙에 의해 파리를 누르고 8강에 안착했습니다.

 

TOP 7

첼시 4 - 1 나폴리 (합계 5 - 4) 2012

 

첼시는 16강 1차전에서 나폴리에게 3 - 1로 패배해 낙담했었고 30대 중반의 어린 감독 빌라스 보아스는 허둥대고 있었습니다.

 

결국 빌라스 보아스는 첼시로부터 해임 통보를 받아 물러났고 로베르토 디 마테오가 새 감독으로 임명되었습니다. 하지만 디 마테오는 첼시로 오기 전 MK 돈스, 웨스트 브로미치 앨비언과 같은 약체 팀에서의 경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모두의 우려 속에서 실력으로 증명해냈습니다. 당시 첼시를 대표하던 드록바, 존 테리, 램파드의 연이은 골로 극적으로 경기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습니다.

 

연장 15분, 브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는 영웅이 되었습니다. 드록바의 땅볼 크로스를 받은 이바노비치는 노마크 상태에서 공을 오른발 인사이드로 강하게 밀어 넣어 대역전승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이후 첼시는 벤피카,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을 모두 물리쳐 빅이어를 들어 올렸습니다. 한편 디 마테오는 다음 시즌 부진을 면치 못해 11월에 경질되었지만 그보다 단기간 최고의 임팩트를 기록한 감독은 거의 없습니다.

 

TOP 6

AS 로마 3 - 0 바르셀로나 (합계 4 - 4) 2018

 

AS 로마는 2017/18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바르셀로나에게 4 - 1로 격파되었습니다. 게다가 바르셀로나의 4골 중 2골은 마놀라스와 데 로시의 자책골이었습니다. 로마로서 불행 중 다행이었던 것은 경기 종료 10분 전에 나온 에딘 제코의 만회골이었습니다.

 

그때는 이 골이 엄청난 변화를 불러올 줄 몰랐습니다. 2차전에서 제코는 보스니아 폭격기다운 면모를 보였습니다. 그는 전반 6분에 추격의 신호탄을 쏘았습니다. 그리고 1차전에서 자책골을 넣었던 데 로시, 마놀라스가 각각 경기 58분, 82분에 득점하면서 승부의 추를 본인들 쪽으로 기울였습니다. 

 

바르셀로나 에이스 리오넬 메시는 후반 막판 좁은 공간에서 로마 선수 약 5명을 제쳐 슈팅까지 성공했지만 알리송이 처리하기에는 너무나 간단했습니다.

 

바르셀로나는 경기 종료 직전까지 공격을 퍼부었지만 번번이 실패했고 그대로 경기는 종료되었습니다. 경기 직후 메시는 다수의 언론으로부터 평점 5점을 부여받는 등 한동안 혹평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TOP 5

아약스 2 - 3 토트넘 (합계 3 - 3) 2019

 

토트넘은 준결승 1차전 팀의 골잡이 손흥민과 케인이 모두 결장하면서 경기가 시작하기 전부터 걱정을 안고 갔습니다. 그에 반면 아약스는 더 용, 더 리흐트, 타디치 등을 앞세워서 레알 마드리드와 유벤투스를 차례로 꺾어 대회 다크호스로 거듭났습니다.

 

1차전은 모두의 예상대로 아약스가 1 - 0 신승을 거두며 종료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약스의 홈에서 열린 2차전에서는 손흥민이 옐로 트러블에서 벗어나 선발 출전해 팬들의 기대를 모았습니다. 하지만 이날의 히어로는 따로 있었습니다. 그는 바로 루카스 모우라였습니다.

 

아약스는 전반 5분, 35분에 터진 골로 2 - 0으로 앞서 결승행을 굳힌 듯했습니다. 그러나 루카스 모우라는 후반 10분부터 폭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55분에 첫 골, 59분에 두 번째 골 그리고 후반 추가시간에 헤트트릭을 달성하며 그날 밤을 토트넘의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당시 아약스의 주전 평균 나이는 24세로, 젊음의 패기를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노련미에서는 다소 부족한 모습을 보여 그들의 돌풍은 이렇게 끝내야 했습니다.

 

TOP 4

리버풀 4 - 0 바르셀로나 (합계 4 - 3) 2019

 

바르셀로나는 1차전 캄프 누에서 리버풀을 3 - 0으로 잡으며 사실상 결승행 티켓을 따냈습니다. 특히 레오넬 메시는 멀티골과 데뷔 이후 600번째 득점을 올리며 승리를 자축했습니다. 그러나 리오넬 메시는 1년 전 꾸었던 악몽을 되풀이했습니다. 

 

2차전 리버풀은 피르미누와 살라가 없는 상태로 경기를 치러야 했습니다. 주요 공격자원의 이탈은 팀의 큰 손실로 다가오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리버풀에게는 수수께끼와도 같은 남자 디보크 오리기와 베이날둠이 있었습니다.

 

베이날둠은 2분 간격으로 멀티골을 터뜨렸으며, 오리기는 선제골과 결승행을 확정 짓는 골을 넣어 리버풀의 복덩이로 자리했습니다. 그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한 알렉산더 아놀드는 번뜩이는 코너킥으로 천재성을 입증했습니다. 

 

1차전 뎀벨레는 후반 추가시간에 교체 투입되어 메시가 완벽한 찬스를 만들어줬음에도 불구하고 킥 미스로 인해 추가골에 실패했습니다. 만약 뎀벨레가 이 골을 넣었더라면 결과는 달라졌을까요?

 

TOP 3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2 - 1 바이에른 뮌헨 1999

 

올레 군나르 솔샤르는 1999년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얘기하기 좋아하며,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캄프 누에 모인 9만여 명의 관중 앞에서 뮌헨의 마리오 바슬러는 전반 6분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넣었습니다. 이 득점은 뮌헨의 1976년 마지막 클럽 대항전 우승 이후, 다시 한번 유럽 정상 고지를 밟게 해 줄 것처럼 했습니다.

 

뮌헨은 올리버 칸과 마테우스의 활약 가운데 정규시간 90분 동안 골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추가시간에 경기 격동이 일어났습니다.

 

후반 추가시간 1분, 베컴이 처리한 코너킥은 뮌헨 진영 골 에어리어에서 혼전 상황을 빚었습니다. 이후 뮌헨 선수 중 한 명이 걷어낸 공은 페널티 박스 바로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테디 쉐링엄이 논스톱으로 처리해 동점을 만들었습니다.

 

2분 뒤 다시 코너킥 찬스를 만들어 낸 맨유, 키커는 역시 베컴이었습니다. 베컴이 킥을 하는 순간 쉐링엄은 뒤에서 쏜살같이 러닝 점프를 했습니다. 하나 그는 공을 머리에 제대로 갖다 대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쉐링엄의 머리에 맞고 떨어진 공의 낙하지점에 있던 솔샤르는 발을 쭉 뻗어 공을 발등에 제대로 얹혀 골대 상단 망을 뚫었습니다.

 

경기는 그대로 종료. 맨유는 전래 없던 대역전승을 했습니다. 그것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말입니다. 그들은 이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면서 셀틱, 아약스, PSV 에인트호번에 이어 유럽 클럽 사상 네 번째로 트레블을 달성했습니다.

 

TOP 2

바르셀로나 6 - 1 PSG (합계 6 - 5) 2017

 

파리 생제르맹은 새로운 감독 부임과 아울러 팀 주축이었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를 떠나보내 팀 분위기가 어수선했지만 세계 최고 구단 바르셀로나를 1차전에서 침몰시켜 유럽에서의 영향력을 입증했습니다.

 

한편 바르셀로나는 파리에서 일어난 대참사로 10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8강 탈락 위기에 처했었습니다.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서 4점 차를 뒤집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모두가 낙담한 분위기에서 전반 3분 수아레즈가 만들어낸 득점은 캄프 누를 달구었습니다.

 

연이어 터진 쿠르자와의 자책골과 메시의 페널티킥 득점은 홈팬들을 열광케 했습니다. 그러나 카바니가 62분에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경기 스코어는 3 - 1로 바르셀로나가 8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3골이 더 필요했습니다. 수아레즈와 메시가 고전하고 있던 중 네이마르는 이날 밤을 그의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88분 프리킥 골, 90(+1)분 페널티킥 골 그리고 95분 로베르토 골 어시스트 모두 네이마르가 기록하며 '캄프 누의 기적'을 축구 역사에 새겼습니다.

 

TOP 1

AC 밀란 3(2) - 3(3) 리버풀 2005

 

몇몇 사람들은 소위 '이스탄불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이 경기가 1위를 한 것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더 큰 격차에서 역전한 경기도 있고, 승부차기 이전에 경기 결과를 뒤집은 경기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경기는 다른 모든 역전 경기들의 가치성을 측정하는 척도가 된다고 단언합니다.

 

일반 사람들에게 이스탄불이라는 단어를 주고 떠올리게 했을 때 대개 터키의 한 도시를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축구팬들은 2005년 이스탄불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사비 알론소의 동점골과 두덱의 미친 선방쇼가 가장 먼저 머릿속에 그려질 것입니다.

 

AC 밀란은 경기 시작 1분도 채 안 된 시간에 말디니의 선취골로 앞섰습니다. 이른 실점에 리버풀 선수들은 라인을 끌어올려 공격을 쏟아부었으나 되려 AC 밀란의 역습으로 이어지기 일쑤였습니다.

 

전반 38분, 카카에 돌파에 이어 세브첸코의 공을 건네받은 크레스포는 추가 골을 성공시켜 한 걸음 더 달아났습니다. 그리고 5분 뒤 카카의 스루패스를 받은 크레스포는 골키퍼의 키를 살짝 넘기는 아름다운 골을 만들어 전반전을 3 - 0으로 마무리지었습니다. 전반전 밀란은 열광했고 리버풀은 침묵했습니다.

 

그리고 제라드 자서전에서도 소개된 바 있는 하프타임 동안 나온 베니테즈의 선수들을 향한 격려.

"Don't let your heads drop. All the players who will get on the pitch after half-time have to keep their heads held high. We are Liverpool, you are playing for Liverpool. Do not forget that. You have to hold your heads high for the supporters. You have to do it for them. You cannot call yourselves Liverpool players if you have your heads down. If we create a few chances we have the possibility of getting back into this. Believe you can do it and we will. Give yourselves the chance to be heroes."

"고개 숙이지 마라. 하프 타임 이후로 피치에 올라갈 모든 선수들은 고개를 들어야 한다. 우리는 리버풀이고, 너희들은 리버풀을 위해 뛰는 거야. 그것을 잊지 마라. 서포터들을 위해서라도 고개 들어라. 그들을 위해 해내야만 한다. 만약 고개를 떨군다면 너희는 너희 자신을 리버풀 선수라 부를 수 없을 것이다. 만약 우리가 몇몇 찬스를 만든다면, 우린 만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얻는 거야. 할 수 있다고 믿어라, 우린 해낼 거다. 가서 영웅이 될 기회를 잡아라."

베니테즈의 진심이 닿은 것일까요. 후반전 리버풀은 제라드를 시작으로 스미체르, 알론소의 골로 경기를 연장전으로 끌었습니다. 연장에서 승부를 보지 못한 양 팀은 승부차기에 돌입했고 승부차기의 주연 배우는 두덱이었습니다. 그는 피를로와 세브첸코의 슈팅을 선방하며 그야말로 기적을 일으켰습니다.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리버풀 선수, 감독, 코칭스태프 그리고 팬들 너 나할 것 없이 모두 'You'll Never Walk Alone'응원가를 열창했습니다.

 

사진=manutd.com, chelseafc twitter, dw.com, uefa.com, liverpoolfc.com, fcbarcelona.com, fob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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