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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칼럼

AC밀란 레전드 올스타 시즌 스쿼드와 전술

by 나초미쵸 2020. 12. 29.

세리에A 명문 클럽 AC밀란은 약 121년 동안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렸습니다. 그리고 그 시즌들 가운데 가장 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린 시즌은 바로 1993-94 시즌입니다.

 

 

uefa.com

 

 

당시 세리에의 감독은 파비오 카펠로가 이끌고 있었습니다. 지금의 카펠로는 누구나 알 만한 명장 반열에 속하는 감독이지만, 당시에는 3년 차 신입 감독에 불과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펠로는 본인만의 확고한 축구 색깔을 바탕으로 신임 첫 시즌(1991-92)에 리그 무패 우승을 달성했습니다.

 

그리고 1993-94 시즌에는 리그, UEFA 챔피언스리그, 수페르코파 이탈리아나에서 우승을 거머쥐며 미니 트레블을 기록했습니다.

 

카펠로 감독은 당시 극강의 안티 풋볼을 구사했는데요. 팀이 선제골을 넣으면 골문 앞을 단단히 잠가버리는 수비 전술로 당시 리그에서 36경기 34골, 15실점을 기록했습니다. 심지어 2골 차 승부는 고작 5경기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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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의 사람들은 카펠로가 재미없는 축구를 한다며 비난을 일삼았지만, 카펠로는 이에 성적으로 답하며 이들을 잠재웠습니다.

 

그렇다면, 당시 카펠로와 함께했던 AC밀란의 스쿼드는 어떻게 될까요?

 

 

 

 

4-4-2 기반의 포메이션을 사용한 밀란은 당시 세리에 최고의 스쿼드를 자랑했습니다.

 

골키퍼는 세바스티안 로시로 리그 929분 무실점 기록을 보유했던 선수입니다.

 

수비 라인은 두 번 다시 나오지 않을 엄청난 전력을 자랑했습니다. 왼쪽부터 말디니, 바레시, 코스타쿠르타, 타소티가 구축한 수비라인은 조직력과 개개인의 역량이 너무 뛰어나 네 명 모두 월드컵 멤버로 차출되었습니다. 

 

2선의 양쪽 측면은 뛰어난 발기술과 왕성한 체력을 자랑한 도나도니와 보반이 위치했습니다. 또한 넓은 시야와 정교한 킥 능력을 보유해 높은 크로스 정확도를 자랑했습니다.

 

2선 중앙은 드사이와 알베르티니로 구성되었습니다. 드사이가 피지컬로 상대를 제압했다고 하면, 알베르티니는 기술적인 태클과 볼 전개 능력으로 공수 양면에서 활약했습니다.

 

투톱의 마사로와 사비세비치는 최고의 콤비 플레이로 팀을 최전방에서 이끌었습니다. 사비세비치가 마사로의 아랫선에서 받쳐주면 마사로는 득점에 신경을 곤두세웠습니다. 카펠로의 수비 지향적인 전술로 득점수는 적었지만, 확실히 득점 찬스가 나면 항상 해결해주는 선수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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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란의 전술은 상당히 심플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공격

먼저 1차 빌드업 상황에는 타소티가 올라서고 말디니-바레시-코스타쿠르타가 3백을 구축하는 변형 3백을 사용했고, 팀이 전진하면 말디니도 서서히 라인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중앙-측면-중앙으로 이어지는 단순한 패턴을 사용했습니다. 중앙에서 측면으로 공을 연결하면 윙어는 개인 전술이나 부분 전술을 통해 상대의 압박으로부터 벗어났습니다. 이후 페널티 박스 안의 선수들을 향해 크로스를 올렸습니다.

 

또는 중앙에서 스트라이커에게 한 번에 찔러주는 패스로 단번에 찬스를 맞이하기도 했습니다.

 

너무나도 단조로운 전술이었지만 선수들이 공간을 찾아들어가는 움직임이나 타이밍이 절묘하게 떨어져서 상대 선수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말았습니다.

 

수비

수비 상황에서는 4-4-2의 최고 강점인 지역 방어와 협력 수비로 상대를 맞받아쳤습니다.

 

이 과정에서 상대를 거칠게 다루며 카드를 받는 장면도 많았지만, 대부분 성공률이 뛰어났습니다. 포백을 보호하는 투 볼란치(알베르티니, 드사이)를 뚫는다고 하더라도 이탈리아 국가대표 선수들로 이루어져 있는 최종 수비 라인을 뚫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또한 수비 라인과 2선 중원 라인이 정말 촘촘한 간격으로 서 있었기 때문에 상대는 측면으로 공을 돌려야 했습니다. 

 

측면에서 할 수 있는 플레이라곤 크로스밖에 없기 때문에 결국 공은 다시 중앙으로 오게 되어 있어 제공권이 좋은 밀란은 손쉽게 수비했습니다. 

 

해당 시즌 밀란의 리그 경기당 실점률이 0.41라는 것만 봐도 밀란의 수비가 얼마나 탄탄했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1993-94 시즌 밀란은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빗장수비'의 진수가 무엇인지 알려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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