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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팀 분석

전북 현대 모터스: 조세 모라이스 4-1-4-1 포메이션 및 전술

by 나초미쵸 2020. 11. 1.

전북 현대 모터스 공식 홈페이지

 

2020 시즌 울산 현대 축구단과 2강 체제를 벌이며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을 가감 없이 드러내고 있는 전북 현대 모터스는 K리그 마지막 라운드에서 대구를 2-0으로 잡으면서 리그 4연패를 달성했습니다. 전북은 시즌 막바지까지도 순위표에서 울산보다 뒤처져 있었으나, 지난 25일 울산전에서 1-0 신승을 거두면서 1위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전북이 막판 뒤집기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조세 모리아스의 전술과 선수들의 개인 역량이 뒷받침되었습니다.

 

 

모리아스 감독은 4-1-4-1 포메이션 기반의 전술 시스템을 가져갔습니다. 골키퍼 송범근은 후방 빌드업을 중요시하는 모리아스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듯 좋은 발기술을 겸비한 스위퍼형 골키퍼로서 더욱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포백은 왼쪽부터 이주용(최철순), 김민혁, 홍정호, 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주용은 알 나스르로 이적한 김진수의 대체 자원으로 낙점되었습니다. 그러나 수비에서 미흡한 부분을 드러내면서 베테랑 최철순이 한동안 왼쪽 풀백을 담당했습니다. 그런데 A매치 기간 이후 공격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이면서 최철순과 번갈아가며 출전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김민혁, 홍정호, 이용은 거의 붙박이 주전으로 대부분의 경기에서 선발로 기용되고 있습니다. 

 

중원은 바로우, 쿠니모토, 손준호, 이승기, 조규성이 이끌고 있습니다. 중앙 삼각편대 쿠니모토, 이승기, 손준호 조합은 K리그 최고의 중원 조합이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막강한 전력을 자랑합니다.

 

전북 구단 최고 이적료를 갱신한 스트라이커 구스타보는 시즌 초에 무시무시한 기량을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흐를수록 PK 실축, 빅 찬스 미스 등 부진을 겪으며 팬들로부터 적지 않은 비판을 사고 있습니다. 상당히 많은 이적료를 지불한 선수이기 때문에 이런 불명예가 뒤따르는 것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공격 작업

 

전북 빌드업의 핵심이 되는 선수는 3선 미드필더 손준호입니다. 손준호가 빌드업 상황에서 팀에 기여하는 안정감은 상당 부분을 차지합니다. 전북은 1차 빌드업을 전개할 때 양 풀백을 전진시키고, 넓게 벌린 센터백 사이에 손준호가 들어오거나 수비진 바로 앞에서 볼을 받아 경기를 운영합니다.

 

시야가 좋은 손준호는 전진 패스 및 좌우 전환을 통해 상대 수비진을 무너뜨리거나 분산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손준호 바로 윗선에는 쿠니모토와 이승기가 위치해 짧은 패스를 통한 빌드업을 돕습니다.

 

 

손준호 혼자서 빌드업을 이끌어나가기가 어려울 때는 이승기 도는 쿠니모토가 내려와 받쳐주는 장면도 나옵니다. 주로 플레이 메이킹이 좋은 쿠니모토가 내려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윗선에서 머무는 선수가 한 명이 줄어 공격적 날카로움은 떨어졌지만 후방에서의 안정감은 더해집니다. 

 

 

위와 같은 빌드업 전형은 상당히 드물게 나옵니다. 이승기와 쿠니모토가 각각 손준호를 기준으로 양 옆에 위치하면서 볼을 전개합니다. 이는 측면에 다수의 선수를 배치시켜 상대와 측면 싸움에서 우위를 가져갈 수 있습니다.

 

 

전북은 측면에 위치한 선수들을 활용한 크로스 플레이를 매우 즐겨합니다. 사이드에 위치한 이주용, 이용, 바로우는 크로스에 능하고, 구스타보와 조규성은 188cm가 넘는 장신 공격수이기 때문에 크로스 패턴 플레이는 전북의 주 무기입니다.

 

그리고 모리아스 감독이 추구하는 또 다른 공격 작업은 형식적인 틀에 갇히지 않고 플레이하는 것입니다. 전북 경기를 보면 오른쪽 윙어 조규성이 왼쪽에서 플레이에 가담할 때도 있고, 바로우가 왼쪽에서 중앙 혹은 오른쪽으로 자연스럽게 위치 이동하기도 하고, 구스타보가 낮은 위치까지 내려와 볼에 관여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도 있습니다. 공격진에게 특정한 공격 패턴을 주문하지 않고 그들이 자유롭게 하도록 놔두는 것 역시 모리아스 감독이 전북을 이끄는 데 있어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수비 시스템

 

전북의 수비 포메이션은 4-1-4-1 내지 4-5-1입니다. 전북은 처음부터 높은 지역에서 전방 압박을 가하지 않습니다. 우선 선수들은 자기 진영에서 내려앉은 뒤, 공을 소유한 상대 선수가 1선과 2선 사이에 들어올 때부터 타이트한 맨투맨 압박으로 상대를 자기 진영으로부터 밀어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볼을 탈취하면 곧바로 역습으로 전개합니다.

 

그리고 전북의 수비 상황에서도 핵심이 되는 선수는 손준호입니다. 손준호는 경기 운영 능력뿐만 아니라 수비력도 갖추고 있는 만능 수비형 미드필더입니다. 포백 보호는 물론, 인터셉트, 태클 등 다양한 수비 부문에서 본인의 역량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지난 K리그 26라운드 울산전에서는 소위 말하는 '진공청소기' 같은 플레이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그리고 상대를 밀어낼 때 중앙 미드필더 중 한 명이 1선으로 올라가 투톱을 이루기도 합니다. 그리고 손준호가 올라간 미드필더의 공백을 매움으로써 4-4-2 전형을 갖춥니다. 이승기와 구스타보 모두 활동량이 좋은 선수들이기에 이런 협업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전북이 화려한 업적과 함께 시즌을 마감한 가운데, 과연 다음 시즌에는 어떤 전술과 선수 구성으로 팀을 꾸려 나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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