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범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리그라고 하면 영국의 프리미어리그나 스페인의 라리가를 떠올릴 것입니다. 그런데 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까지 세계를 호령했던 리그가 있습니다. 바로 세리에 A입니다.
그 당시 세리에의 위용은 엄청났습니다. 세리에의 7 공주라고 불리는 유벤투스, AC 밀란, 라치오, 파르마, 피오렌티나, 인터 밀란, AS 로마의 리그 내 경쟁은 유럽 클럽 대항전 우승보다 치열할 정도의 양상을 띠었습니다.
여기서 궁금해지는 한 가지. 당시 각 팀마다 스쿼드는 어땠길래 '7 공주 시절'이라는 말까지 탄생하게 된 걸까요? 지금부터 당시 각 팀의 스쿼드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유벤투스- 감독: 카를로 안첼로티
유벤투스는 알레산드로 델 피에로, 지네딘 지단, 에드가 다비즈, 필리포 인자기, 안토니오 콘테, 잔루카 잠브로타, 다비드 트레제게, 에드윈 반 데사르 등이 포진되어 있어 스타 군단의 면모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안첼로티 체제에서 팀 성적은 뛰어난 편은 아니었습니다. 1999-00 시즌에는 마지막 라운드 직전까지 1위를 달리다가 마지막 경기에서 패배해 1위 자리를 라치오에 내줬고, 그다음 시즌에는 승점 2점 차이로 AS 로마에게 우승컵을 내줘야 했습니다. 그리고 이 때는 챔피언스리그 조별 탈락이라는 쓴 아픔까지 있었습니다.
AC 밀란- 감독: 알베르토 자케로니
말디니, 코스타쿠르타, 가투소, 비어호프, 세브첸코를 보유했던 자케로니의 AC밀란은 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준수한 성적을 거뒀습니다. 부임 첫 시즌인 1998-99 시즌에 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그다음 시즌에는 3위로 마무리하면서 강팀 다운 면모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무엇 때문인지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약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밀란은 조별 탈락이라는 쓴 결과도 맞이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로 밀란은 더 이상 리그 내에서 경쟁력을 보이지 못하면서 7 공주 시대의 막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라치오- 감독: 스벤 예란 에릭손
라치오는 네스타, 미하일로비치, 시메오네, 네드베드, 베론, 크레스포 등을 보유한 막강한 팀이었습니다. 1998년에는 이탈리아 프로 축구팀 최초로 주식 상장을 한 기록도 있습니다. 1999년에는 UEFA 슈퍼컵과 위너스컵에서 우승컵을 들었습니다. 세리에 A 우승 기록이 2회밖에 안 되는 라치오이지만 당시 매우 치열했던 1999-00 시즌에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또한 이 무렵 코파 이탈리아에서도 우승을 맛보면서 더블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그 뒤로 재정 악화가 찾아오면서 팀은 10여 년의 내리막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파르마- 감독: 알베르토 알레사니
파르마는 부폰, 칸나바로, 튀랑, 밀로세비치를 보유한 팀이었습니다. 당시 리그 우승 경쟁에도 뛰어들었을 만큼 강팀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우승을 한 기록은 없습니다. 그래도 코파 이탈리아, 수페르코파 이탈리아나에서 몇 번의 우승을 차지했고, 1998-99 시즌에는 유로파리그 우승컵을 차지해 리그에서의 한을 풀었습니다. 2010년대 중반에는 구단 파산과 아마추어 팀 전환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맞이했지만 점차 재정 상황이 나아지면서 다시 세리에 A로 복귀했습니다.
피오렌티나- 감독: 지오반니 트라파토니
피오렌티나는 후이 코스타, 고메즈, 키에사 삼각 편대를 중심으로 경기를 운영했습니다. 피오렌티나는 화끈한 공격력으로 우승에 도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고, 더 이상 리그에서 경쟁력이 사라지자 팀은 급격한 재정난을 겪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주전 골키퍼 톨도와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 후이 코스타를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인테르와 AC 밀란에 넘겼습니다. 이때 피오렌티나의 최고 성적은 2000-01 시즌 코파 이탈리아 우승 기록이 전부입니다. 준수한 스쿼드를 자랑했던 피오렌티나였지만 리그와 클럽 대항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인터 밀란- 감독: 마르첼로 리피
인터 밀란은 기존의 블랑, 사네티, 셰도로프에 호나우두, 비에리 등 당시 세계적으로 핫한 선수들을 영입해 세리에 A 명가의 자존심을 세우려 했습니다. 하지만 이 무렵 인터 밀란이 거둔 가장 좋은 성적은 1997-98 시즌 유로파리그 우승이 다였습니다. 인터 밀란이 리그 우승을 거둔 적이 없던 적은 90년대가 유일합니다. 그래도 2000년대 이후로는 구단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습니다. 만치니 감독 부임 이후로는 리그 3연패와 코파 이탈리아 2연패를 기록하면서 다시금 팀의 부흥을 이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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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 로마- 감독: 파비오 카펠로
AS 로마는 90년대 말미에 구단이 인수되면서 많은 선수들을 영입해 팀의 최전성기를 맞이했습니다. 캉델라, 제비나, 사무엘, 자고, 카푸가 이루는 단단한 수비진과 토티, 바티스투타, 몬텔라의 삼각 편대가 엄청난 활약을 했습니다. 2000-01 시즌에는 유벤투스를 제치고 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수페르코파 이탈리아나 우승컵까지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 선수 운영에 있어 부진했던 구단주에 의해 팀 성적은 급격하게 하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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