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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팀 분석

완전체 토트넘, 이런 전술은 어떨까?

by 나초미쵸 2020. 6. 9.

토트넘은 이번 시즌 헤리 케인, 손흥민, 무사 시소코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 여파로 이탈하면서 무리뉴 감독은 본인이 원하는 플랜 A를 실현시키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시즌이 중단되면서 부상의 수령에 빠져있던 선수들이 하나둘씩 훈련장에서 모습을 비췄습니다.

 

프리미어리그 재개가 2주도 안 남은 가운데, 토트넘은 완전체 스쿼드를 꾸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존의 토트넘은 4-2-3-1, 4-3-3, 3-4-1-2 등 다양한 포메이션을 통해 변화를 가져;갔습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이런 전술은 어떨까 생각해봤습니다.

 

4-3-1-2

 

4-3-1-2은 무리뉴 감독 부임전 토트넘을 지휘하던 포체티노 감독이 주로 사용하던 포메이션입니다. 포체티노 감독은 이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2018-2019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까지 올라간 이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구성한 선수진들은 그 전과 약간의 변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번 시즌 팀에 새로 합류한 선수와 전술적인 면에 있어서 특정 선수는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선, 골키퍼는 2012-2013 시즌부터 토트넘의 골문을 책임지고 있는 위고 요리스입니다. 요리스는 반사신경과 위치 선정이 뛰어나 놀라운 선방 능력과 안정감을 자랑하는 키퍼입니다. 팀이 높은 위치에 올라갔을 때는 스위퍼형 골키퍼로 변신해 상대의 역습 찬스에서 미리 나와 공을 커트하는 장면도 몇 차례 보여줬습니다.

 

팀의 세컨드 골키퍼 파울로 가자니가도 이번 시즌 요리스가 부상으로 결장해있는 동안 선방쇼를 펼쳤지만 요리스보다는 한 수 아래라는 평가가 대다수입니다.

 

수비진은 얀 베르통언, 다빈손 산체스, 토비 알더베이럴트, 세르주 오리에가 구성했습니다. 주 포지션이 센터백인 베르통언이 왼쪽 풀백으로 포함된 이유는 비대칭 4백을 가동하기 위함입니다. 

 

비대칭 4백

 

사실 이 전술은 무리뉴 감독이 시즌 도중 부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용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4-2-3-1 포메이션에서 적용한 것이었습니다. 지금은 4-3-1-2 포메이션에서 적용하는 시스템이므로 같은 전술이지만 전혀 다른 방향으로 해석됩니다.

 

여기서 비대칭 4백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4명으로 구성된 수비라인 중 3명을 센터백, 한 명을 윙백으로 기용하는 전술을 의미합니다. 토트넘의 경우에는 세르주 오리에가 윙백 역할이고, 나머지 선수들이 3백의 일원이 됩니다.

 

참고로 오리에는 토트넘의 오른쪽 주전 윙백이지만 대부분의 경기에서 공격, 수비에 약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선수는 프리미어리그 오른쪽 측면 수비 선수들 가운데 도움 2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좌우간, 오리에는 실질적으로 오른쪽 윙어 같은 플레이를 합니다.

 

그런데 오리에가 빌드업 상황에서 라인을 올려버린다면 토트넘이 상대팀으로부터 전방 압박을 받을 때 다소 버거울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오른쪽 라인에서 패스를 받을 선수가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팀에 합류한 지오바니 로 셀소가 빌드업 과정에서 한 가지 역할 수행을 해야 합니다.

 

빌드업

 

팀을 떠난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대체자로 영입한 로 셀소는 미드필더로서 다재다능한 선수입니다. 패스와 드리블적인 면에서는 에릭센에 대한 그리움이 남지 않을 정도입니다. 게다가, 태클 능력도 갖춰져 있어 3선에서 뛰어도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한 로 셀소는 수비진의 빌드업이 원활하지 않을 시 후방으로 내려와서 공의 흐름을 원활히 할 것입니다.

 

왼쪽 중앙 미드필더에 배치된 무사 시소코는 뛰어난 피지컬을 바탕으로 경기장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는 유형의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입니다. 사실상 왼쪽 측면을 담당할 선수가 없어 체력이 뛰어난 시소코가 왼쪽을 커버합니다. 예전에 손흥민이 윙백 역할까지 맡았을 때 그는 경기 초반에 주어진 역할을 잘 수행하다가 후반에 체력 저하로 퍼지는 모습을 자주 보였습니다. 따라서, 이 시스템에서는 시소코가 이전보다는 수비적인 형태를 띠게 됩니다. 그리고 시소코가 측면으로 이동함에 따라 공격형 미드필더 델레 알리가 기존의 시소코 자리를 커버합니다.

 

딥 라잉 플레이메이커 해리 윙크스는 팀의 역할적인 면에 있어서 이전과 크게 달라진 점은 없습니다. 윙크스는 상대의 공격을 차단한 뒤, 빠른 스피드와 전진 패스 능력을 통해 2선 선수들에게 공을 넘겨주는 역할을 합니다.

 

손과 케인의 공존

 

지난 시즌 손흥민과 해리 케인의 공존 가능성은 국내뿐만 아니라 영국 현지에서도 뜨거운 감자였습니다. 케인과 손흥민이 투톱으로서 동시에 출전할 경우, 케인의 공격적 비중이 손흥민보다 높아 손흥민의 공격적 가치가 하락한다는 것이 큰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이는 다소 와전된 주제입니다. 우선 케인은 좋은 피지컬을 바탕으로 포스트 플레이를 잘하며, 때에 따라서는 중앙 미드필더, 공격형 미드필더처럼 미들 서드 지역에서 전방으로 패스를 뿌려주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그 과정에서 왼쪽 윙포워드로 변신한 손흥민이 컷 인 플레이를 통해 득점 루트를 만들 수 있습니다.

 

또는, 시소코가 측면으로 이동하고 손흥민이 중앙으로 들어옵니다. 손흥민은 왼발, 오른발을 가리지 않고 슈팅이 가능한 선수이기 때문에 페널티 박스 안에서 그가 공을 잡았을 때 많은 상대 수비들이 그를 주목하게 됩니다. 그런 상황에서 케인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움직임을 가져갈 수 있어 손흥민이 케인에게 패스하면 그는 곧장 슈팅이 가능합니다.

 

 

이런 식으로 케인과 손흥민은 서로 간의 협력 플레이를 통해 상호 보완적인 관계로 경기에 임합니다.

 

알리의 하프 스페이스 공략

 

델레 알리는 전형적인 10번 롤과는 다른 플레이를 하는 선수입니다. 알리는 2선에서 주로 머물러 있다가 순간적인 침투로 득점에 기여하는 유형입니다. 또한, 알리가 컨디션이 좋을 때는 데니스 베르캄프를 연상케 하는 볼 컨트롤을 자랑하기 때문에 롱패스, 숏패스에 개의치 않고 공을 안정적으로 잡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알리의 장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보면, 그는 하프 스페이스를 활용한 공간 침투에 매우 적합한 선수입니다.

 

토트넘에는 케인, 윙크스, 로 셀소, 알더베이럴트 등 전진 패스에 있어서 좋은 선수들이 고루 분포되어 있어 알리가 좌우 하프 스페이스 공간으로 침투하는 타이밍에 맞춰서 패스할 수 있습니다.

 

 

토트넘이 베스트 11을 가동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이런 전술 변화를 통해 남은 경기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따낸다면 어떨까 싶습니다!

 

 

사진=premier league, to the lane and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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