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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어젯밤 경기

2019/20 EPL 29R 맨체스터 더비 리뷰

by 나초미쵸 2020. 3. 9.

 안녕하세요~

 오늘(9일) 새벽 1시 30분 맨체스터를 연고지로 하고 있는 두 팀이 맞붙었습니다. 결과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2 대 0 완승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저는 정말 오랜만에 밤새워가면서 축구를 봤는데, 역시 이건 할 짓이 아니네요ㅎㅎ; 그럼 바로 맨체스터 더비 리뷰 해겠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발 라인업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먼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3-4-1-2 시스템으로 나왔습니다. 맨유는 리그에서 강팀과 맞붙을 때 이 포메이션을 갖춰왔는데 대체로 괜찮은 결과를 얻어 오늘 역시 같은 진영으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역삼각형 편대의 핵심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새로운 시스템 내에서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도 관건입니다. 참고로 그는 지금까지 출전한 4번의 리그 경기에서 2골과 2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습니다.

 

맨체스터 시티 선발 라인업

맨체스터 시티

 

 다음으로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는 4-3-3 시스템을 들고 나왔습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현재 발목 부상인 데 브라이너를 필 포덴으로 대체했습니다. 그는 지난 리그컵에서 월등한 실력을 보여 팬들의 사랑을 온 몸으로 받았는데요. 과연 강팀과의 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기대가 되는 유망주입니다. 또 과르디올라는 양 사이드 주전 윙백(멘디, 워커)을 모두 벤치에 대기시켰습니다. 이 선택이 경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보는 것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겠습니다.

 

 전반전 분석

 

 전방 압박

 

 맨유는 전반 초반부터 맨시티를 강하게 밀어 붙였습니다. 맨유의 양쪽 윙백들도 전방 압박에 가담해 상대의 실수나 롱패스를 유발했습니다. 맨유의 전방 압박이 성공하면, 페르난데스는 전방의 투톱에게 좋은 연결했습니다. 특히 맨유의 제임스는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오타멘디, 에데르송을 끊임없이 괴롭혔습니다.

 

 

 맨시티 역시 맨유의 수비라인이 내려져 있을 때 압박을 가했습니다. 맨시티의 압박은 특히 루크 쇼를 힘들게 했는데요. 루크 쇼는 본인에게 들어오는 압박을 버텨내지 못하고 상대에게 공을 내주는 모습을 몇 차례 보여줘 맨유 팬들의 마음을 졸이게 했습니다. 반대로 맨시티는 전방 압박의 효과를 톡톡히 봤습니다.

 

아구에로에게 밀려 넘어지는 루크 쇼

 

 진첸코 움직임

 

 오늘 경기 왼쪽 사이드 백으로 출전한 진첸코는 측면보다 중앙에서 많이 보였습니다. 제 생각에 과르디올라가 그에게 이런 임무를 부여한 것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보는데요. 첫 번째로 맨시티의 1차 빌드업 상황에서 후방 플레이메이커 로드리는 페르난데스의 집중 견제를 받기 때문에 그의 롤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진첸코를 중앙으로 보냄으로써 중앙에서의 패스 연계를 원활하게 만들어주려는 의도가 있던 것 같습니다. 또 맨유의 수비는 미스매치가 발생한 상황에서 우왕좌왕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전술은 상대 수비의 집중력도 흐트려지게 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는 귄도안과 진첸코의 스위칭 플레이로 하프라인에서의 빌드업 상황에서 왼발잡이 진첸코가 측면으로 벌려주는 패스가 오른발잡이 귄도안보다 유연하게 전개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진첸코가 중앙에서 플레이 한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이는 악영향을 낳기도 했습니다.

 

 

 왼쪽 측면에서 스털링이 상대 선수로부터 고립된다면, 뒤에서 그를 받쳐줄 선수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 장면에서는 진첸코와 귄도안 모두 중앙에 위치했습니다. 이때 스털링은 비사카, 프레드에게 협력 수비를 당해 끝내 공을 빼앗기고 맙니다.

 

 골 장면

 

 맨유는 전반 28분, 페르난데스가 얻어낸 프리킥 찬스를 맞이했습니다. 추가로 페르난지뉴는 이 파울에 대한 심판에게 항의를 했다는 이유로 옐로 카드를 받았습니다. 여기서 맨유는 약속된 세트 플레이를 날카롭게 성공시킵니다. 휘슬이 울리자마자, 마샬은 먼저 수비라인을 허물며 페널티 박스 안으로 들어가고, 페르난데스는 공을 툭 차서 마샬에게 연결해줬습니다. 마샬은 떨어지는 공을 그대로 발리 슈팅으로 마무리하고, 공은 에데르송을 그대로 통과했습니다. 래시포드가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신흥 골잡이로 떠오르는 마샬과 겨울 이적시장에서 합류하자마자 맨유의 에이스로 일찍이 자리매김한 페르난데스의 센스있는 플레이였습니다.

 

후반전 분석

 

 선수 교체

 

 제주스IN-아구에로OUT

 마레즈IN-실바OUT

 멘디IN-진첸코OUT

 

 맨시티는 후반 10분부터 교체카드를 꺼냈습니다. 제주스와 메레즈를 동시에 투입시키면서 공격진에 변화를 노렸는데요. 그리고 마레즈가 들어오면서, 포덴은 2선으로 내려왔습니다. 제주스는 스털링과 호흡을 맞추면서 왼쪽 하프스페이스에서 괜찮은 공격루트를 만들었고, 마레즈는 순수 개인능력으로 오른쪽 수비를 허물면서 크로스를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모두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습니다. 진첸코는 오늘 특별한 롤을 부여받았지만 팀에 득이 되지도 실이 되지도 않은 무난한 플레이를 했습니다. 따라서 왼쪽 측면 공간에서 좋은 찬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 멘디가 투입되었습니다. 멘디도 좋은 움직임으로 몇 차례 크로스 타이밍을 잡았지만 맨유의 수비에 번번이 막혔습니다.

 

 바이IN-윌리엄스OUT

 맥토미니IN-마샬OUT

 이갈로IN-페르난데스OUT

 

 맨유의 교체 카드는 수비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오늘 경기 측면과 전방에서 열심히 뛴 윌리엄스와 마샬을 불러들이고, 바이와 맥토미니를 투입시켰습니다. 바이와 맥토미니는 모두 수비에 일가견이 있는 선수들로서 실점을 하지 않으려는 솔샤르 감독의 의지가 보였습니다. 그리고 후반전 막판 페르난데스와 이갈로가 교체되었습니다. 이갈로는 지난 더비 카운티와의 FA컵 경기에서 멀티골을 쏘아 올렸으며 포스트 플레이를 통한 공 소유권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쐐기 골장면

아무도 잡을 수 없는 공간에 공을 던지는 에데르송
맥토미니의 세컨볼 터치 이후 중장거리 슛

 

  후반전 두 팀의 양상은 전반전과 비슷하게 흘러갔습니다. 계속되는 전진압박, 맨시티의 압도적인 공 점유 등 말이죠. 하지만 선수들의 체력은 점점 저하되어가고 있었습니다. 하프라인 부근에 위치한 수비라인과 지친 맨시티 선수들은 제임스의 스피드를 활용한 카운터 어택을 방치했습니다. 그리고 맨시티의 골키퍼 에데르송은 빌드업 상황에서 실수를 잘 범하지 않는 평소의 그와 달리 2차례 실수를 보였고, 두 번째 실수는 그대로 실점으로 연결되었습니다. 공을 캐치한 그는 정규시간 막바지에 다다라 성급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가 던진 공은 맨시티 선수가 없는 곳으로 향했고, 이 세컨 볼은 맥토미니가 지체없이 슈팅으로 연결해 그대로 골망을 갈랐습니다.

 

 솔샤르 감독은 본인이 시합 전 구상했던 그림대로 흘러가는 듯한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는 세트피스에서의 득점, 선제 득점 이후 수비라인을 내렸을 때 중앙에서 압박을 가해 상대 선수들을 측면으로 몰아 넣어 평범한 크로스 플레이를 하게 만들었죠. 반면 펩은 데 브라이너의 부재가 큰 재앙을 불렀습니다. 데 브라이너의 역할이 맨시티의 너무 큰 비중을 차지 하고 있던 터라 대체할 선수가 없던 것이죠. 점유율은 지켰으나, 승리는 쟁취하지 못한 맨시티로서는 아쉬움과 숙제를 남겼습니다..

 

 <사진 출처 : 스포티비 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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