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축구/명경기 분석

캄프 누의 기적, 챔피언스리그 16강 2치전 바르셀로나 vs 파리 생제르맹

by 나초미쵸 2020. 3. 8.

 

 안녕하세요~

 오늘은 '2016-2017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FC 바르셀로나 vs 파리 생제르맹 FC'에 대한 분석글을 포스팅하려고 합니다. 저번에 포스팅한 '유로 2012 스페인 vs 이탈리아' 마지막 문단에 다음 포스팅에 대한 키워드를 '캄프 누의 기적'이라고 말씀드렸었죠. 축구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키워드만으로도 어떤 경기인지 아셨을 거라 생각해요! 저는 이 경기 보려고 새벽에 일어났는데 전반까지만 보고 졸려서 잤답니다ㅠㅠ 이 경기는 정말 라이브로 보신 분들 기억을 사고 싶어요.. 만약 캄프 누 직관 갔더라면 정말 소름 돋았겠죠?? 이럴 때만큼은 유럽에 사는 사람들 진짜 부럽......

어쨌든!! 지난 포스팅은 전술적 포인트를 중심으로 작성했는데 이번엔 골 장면과 경기 흐름에 초점을 맞춰보려고 합니다 그럼 재미있게 봐주세요~!

(사진 출처: SPOTV 네이버 스포츠)

 

 챔피언스리그는 조별리그에서 1, 2위를 하게 된 각 팀이 토너먼트에 올라서면 결승을 제외하고 1, 2차전으로 나눠서 경기를 치릅니다. 이와 관련해 무리뉴 감독은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는 전반 90분, 후반 90분 총 180분으로 이루어진 게임"이라고 말한 바 있죠.

 당시 바르셀로나는 1차전 파리 원정 길에 올랐는데 충격의 4 대 0 대패를 당하고 왔습니다. 그 후 전 바르셀로나 감독 루이스 엔리케와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심기일전하여 2차전을 준비했습니다.

양 팀 선발 라인업

 

 

FC바르셀로나 선발 라인업

 

 

 

 엔리케 감독은 기존의 4-3-3 시스템과 더불어 사용했던 3-4-3을 들고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 경기에는 차별점을 두었습니다. 보통 3백일 경우 사이드에 윙백을 배치하기 마련인데, 바르셀로나는 이니에스타와 라키티치를 세움으로써 완전 공격으로 무장했습니다. 따라서 형식적으로는 3-4-3이나 실질적으로는 3-3-1-3이라고 보는 게 맞습니다. 그리고 팀의 핵심 리오넬 메시는 프리롤을 수행했습니다.

 

 

파리 생제르맹FC 선발 라인업

 

 

 

 파리 생제르맹은 기존의 4-5-1 시스템을 유지한 채 나왔습니다. 그리고 1차전 2골을 넣었던 디 마리아 대신 드락슬러를 투입시켰습니다. 당시 디 마리아는 경미한 허벅지 부상으로 인해 벤치에서 출발한 듯합니다. 그리고 오른쪽 측면에 발 빠른 루카스 모우라가 위치해 카운터 어택을 겨냥한 것으로 보입니다.

전반전 키포인트

-전원 공격 vs 전원 수비

-집념의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는 전반 초반부터 추격의 의지를 보여줬습니다.

 

 

 

 

 하피냐가 오른쪽 측면에서 왼발로 올려준 킥이 공간으로 향했지만 마르퀴뇨스의 헤더에 막혀 공은 공중으로 떴습니다.

 

 

 

.

 

 

 

 하지만 세컨드 볼 싸움에서 파리는 집중력을 잃고 말았습니다. 메시와의 몸싸움 과정에서 약간 밀린 베라티는 별다른 처리를 하지 못한 채, 공은 그대로 바운드됐습니다.

 

 

 

 

 이를 놓치지 않은 수아레즈가 골키퍼 트랍의 키를 그대로 넘기는 감각적인 헤더로 골을 성공시킵니다.

 

 

 

 

실점 직후 파리는 순간적으로 5명의 선수들을 전방에 배치하면서 반격에 나서봤지만 결과는 미비했습니다.

 

 

 

 

 전반전 네이마르의 모습은 다소 외로워 보였습니다. 윙백이 없는 시스템을 선택하다 보니 측면에서 도와줄 선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네이마르는 수비가 2명 정도 붙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공 간수력을 보여줬습니다.

 

 

 

 

 전반 8분의 장면입니다. 최종 수비수 피케까지 상대 진영으로 넘어갔죠. 소위 '반코트 게임이'라고 불리는 그 모습을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파리는 최전방 공격수 카바니까지 수비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파리는 1차전 대승한 것을 앞세워서, 모든 필드 플레이어가 수비하는 형태를 취했습니다.

 

 

 

 

 전반 16분 파리는 전방에서 압박을 가하지 않고 센터서클 부근에 자리했습니다. 에메리의 전략은 자기 진영에서의 지역 수비로 공간을 내주지 않는 동시에 체력 안배를 도모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계속되는 바르셀로나의 가두리 양식장식 운영

 

 

 

 

 

 

 바르셀로나의 이런 운영 방식에는 큰 위험 부담이 따랐습니다. 바르셀로나가 공을 한 번 빼앗길 경우에 엄청난 뒷공간이 존재하기 때문에 파리가 카운터 어택에 나서면 무기력하게 당할 것이 뻔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는 엄청난 속도의 공수전환으로 카운터 어택을 제지했습니다. 위 장면에서 공을 잡고 있는 선수는 루카스 모우라입니다. 그는 발이 빠르고 탈압박에 능한 선수입니다. 하지만 공의 소유권을 빼앗긴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빠르게 수비로 전환해 공을 갖고 있는 선수에게 달려들어 다시 볼을 탈취하거나 실수를 유도했습니다.

 

 

 

 

 전반전 중반이 지나서 마스체라노는 라키티치의 자리에 위치해 공격에 가담했습니다. 수비수 2명 만을 뒤에 남겨 놓고 극단적인 공격을 택한 바르셀로나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네이마르는 공 간수능력이 월등한 선수입니다. 그의 능력은 두 번째 골 장면에서 좋은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그는 수비수 2명을 앞으로 당기고 앞선에 발생한 공간으로 전진 패스를 넣어 줬습니다.

 

 

 

 

 공은 수아레즈에게 연결되고 순간적으로 몸의 방향을 틀은 이니에스타는 본인을 막고 있던 베라티를 떨쳐내는 데 성공합니다.

 

 

 

 

 수아레즈는 뛰어가는 이니에스타에게 공을 연결하고, 이니에스타는 끝까지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니에스타는 백힐로 골키퍼와 수비 사이로 공을 연결했습니다. 이 공은 트랍의 손을 맞은 뒤 마르퀴뇨스의 발에 다시 한번 맞으면서 그대로 골 망을 흔들었습니다.

후반전 키포인트

-카바니의 일격

-네이마르의 맹활약

-극장 골 탄생의 순간

 

 

 

 

 후반전 파리는 전반전과 다르게 전방에서부터 압박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1차전에서는 전방 압박으로 꽤 효과를 봤기에 후반전에는 이 같은 방법으로 변화를 꾀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니에스타와 네이마르의 측면에서 좋은 호흡이 나왔습니다. 측면에서의 2 대 2 상황, 이니에스타가 수비수 사이로 공간 패스를 주고 네이마르는 뫼니에의 뒤로 돌아가서 공을 받으려고 하는 모습입니다.

 

 

 

 

 이 과정에서 뫼니에는 바디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넘어졌는데, 그가 네이마르를 터치해 네이마르가 걸려 넘어져 페널티킥을 내줬습니다.

 

 

 

 

 메시가 키커로 나섰고, 트랍이 방향은 읽었지만, 메시가 인스텝으로 강하게 스윙을 했기 때문에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습니다. 이때 이후로 합산 스코어 3 대 4로 바르셀로나가 분위기를 이어가려고 했지만, 파리의 반격이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사비가 인정한 미드필더 베라티가 뫼니에에게로 향하는 좋은 로빙 스루패스를 건네줬습니다. 뫼니에를 마킹하고 있었던 네이마르의 출발이 약간 늦었네요.

 

 

 

 

 네이마르가 왼쪽 최후방까지 내려와서 뫼니에의 오버래핑을 저지하려 했지만, 뫼니에는 공을 공중으로 툭 쳐놓고 네이마르를 가볍게 따돌렸습니다.

 

 

 

 

 이후 그는 카바니를 향해 크로스를 올려주고, 카바니는 몸을 던지며 슈팅까지 만들었지만 아쉽게도 골 포스트를 맞고 골라인 바깥으로 나갑니다. 뫼니에가 반대편에 있던 드락슬러를 봤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여기서 또 베라티의 엄청난 패스가 한 번 나옵니다. 쿠르자와가 왼쪽 측면에서 뛰는 걸 인지한 그는 지체 없이 공간 패스를 투입시켰습니다. 라키티치의 무게중심이 약간 앞으로 쏠려 있었기 때문에 쿠르자와는 가속력을 이용해 라키티치와의 스피드 경합에서 이깁니다.

 

 

 

 

 공을 따낸 쿠르자와는 뒤쪽에 있던 카바니에게 정확히 세컨드 볼 찬스를 내줍니다. 여기서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카바니를 인지하지 못하고, 시선이 모두 공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카바니는 논스톱 발리슛을 성공시키면서 합산 스코어를 3 대 5로 만들어 퍼리는 한 걸음 더 달아났습니다. UEFA 챔피언스리그는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원정 골이 많은 팀이 다음 토너먼트에 오르게 됩니다. 바르셀로나는 1차전 원정길에서 한 골도 넣지 못했기 때문에 파리를 이기기 위해선 3골을 더 필요했습니다.

 

 

 

 

 바르셀로나는 골을 허용하고 나서  4-6의 포메이션으로 라인 간격을 최소화하고, 최종 수비 라인을 최대치로 끌어올렸습니다. 하지만 파리의 벽은 그렇게 쉽게 뚫리지 않았습니다.

 

 

 

 

 에이스 메시가 단독 드리블을 하면서 오랜만에 슈팅 기회를 잡았지만 무산되었습니다.

 

 

 

 

 후반전에 디 마리아를 투입시키면서 파리는 정규시간 막판에 괜찮은 역습 기회들을 몇 차례 잡았습니다. 하지만 중간에 수비수에게 커팅되거나 골키퍼 테어 슈테겐에 의해 번번이 실패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이미지에서 수비라인에 피케가 없는 것을 포착할 수 있습니다 70분경부터 간헐적으로 전방으로 이동하더니 후반전 말미에는 수아레즈와 함께 투톱을 이뤘습니다.

 

 

 

 

 네이마르는 후반전에 유난히 다이빙하는 모습을 다분히 보였습니다. 네이마르의 좋지 못한 습관이지만 이번에는 좋은 위치에서의 프리킥으로 연결되었습니다.

 

 

 

 

 네이마르가 처리한 공은 수비벽을 살짝 넘기면서 골대 왼쪽 상단을 향해 그대로 꽂혔습니다. 네이마르는 위기 상황에서의 개인 기량이 정말 엄청난 선수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엄청난 부담감 속에서 킥을 처리했는데 저런 피니시가 나오니깐요ㄷㄷ

 

공을 멍하니 바라보는 타랍

 

 

 정확히 1분 뒤, 메시는 후방에서 엄청난 패스를 보여줍니다. 후방에서 공을 잡은 메시는 앞으로 침투하는 수아레즈를 향해 공을 뿌려줍니다. 수아레즈의 몸은 앞으로 향해 있지만, 그의 양옆에 있는 선수들은 시선과 몸의 방향 모두 뒤편에 있었습니다. 이 같은 자세에서는 속도가 날 수 없기 때문에 속도 경쟁에서 이미 뒤처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르퀴뇨스는 달려가는 수아레즈를 막기 위해 나섰지만 수아레즈의 다리를 건드리면서 다시 한번 페널티킥을 허용하고 맙니다.

 

 

 

 

 이번 키커는 이 날 킥 감각이 좋았던 네이마르가 나섰습니다. 그는 트랍을 완벽하게 속이고 오른쪽 하단으로 골을 성공시켰습니다. 이로써 합산 스코어는 5 대 5로 균형을 이뤘습니다. 하지만 원정 다득점 원칙에 의해 한 골이 더 필요한 바르셀로나입니다.

 

 

 

 

 그리고 후반 94분 역사에 남을 극장 골이 터집니다!!!!! 미들 서드와 파이널 서드의 교차지점에서 네이마르가 왼발로 공을 페널티 박스를 향해 넣어줍니다. 로베르토를 뒤쪽에서 마킹했어야 했던 오리에의 순간 방심이 화를 불렀네요.

 

 

 

 

 이때 세르지 로베르토가 기습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면서 오른발을 길게 뻗어 골을 성공시킵니다. 세르지 로베르토의 참 트루 인생골이죠..

 

트랍의 키를 살짝 넘기는 골

 

 

 

존멋탱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1차전에서 4 잠차로 뒤진 팀이 2차전에 올라간 역사가 없었는데 바르셀로나가 새로운 발자취를 남긴 순간이었습니다. 8강에 올라간 바르셀로나는 유벤투스를 만나 4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팬들로서는 16강에서 만들어진 기적만으로도 값진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에게 이 기적은 양날의 검으로 작용했습니다. 이 경기를 승리함으로써 팀은 찬사를 받았고, 언론과 여론은 팀의 상징인 메시만을 추켜세웠습니다. 하지만 네이마르는 이 경기에서 만큼은 본인이 주인공이 되어야 했지만 그마저도 메시의 그늘 아래 가려져 있었고 끝내 2016-2017 시즌 이후 세계 최고 이적료를 갱신하며 파리로 떠납니다..! 참 아이러니한 상황이네요ㅎㅎ

 저는 여기서 포스팅을 마무리 짓도록 하고 내일 새벽 1시 30분에 펼쳐지는 맨더비 리뷰로 돌아오겠습니다!

 

댓글